생척건 : 카이로프랙틱으로 오줌싸개도 고친다?

Dr. Lim의 생활 속의 척추 건강

카이로프랙틱으로 오줌싸개도 고친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신 분들이라면 밤새 이불에 세계지도를 그리면 아침에 엄마가 키를 뒤집어 쓰게하고 동네로 소금을 얻으러 다니라고 혼을 내던 낭만적이지만 어린 나이 오줌싸개의 굴욕적인 얘기를 아실 것입니다.   기억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실겁니다.  저의 첫번째 주제는 그 오줌싸개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케이스 하나

병명 : 야뇨증 (Enuresis)

환자 : 9세,  백인 남자 아이

건강 상태 : 매우 양호

가족력 : 특별 사항 없음

증상 : 하루도 빼지 않고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림

치료 경력 : 소아과와 비뇨기과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거치고 자명종 (Alarm) 치료, 약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호전을 보이지 않음.

처음부터 환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환자의 엄마가 목과 어깨 통증으로 저를 찾아오셔서 치료를 받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아들의 야뇨증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친구 집에 가서 하룻밤을 자려면 옷가방 깊숙히 기저귀를 넣어주며 혹시나 아들이 창피를 당할까봐 밤새 걱정해야했습니다. 엄마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위해 소아과와 비뇨기과를 찾아다니며 수많은 검사를 하고 갖가지 다른 치료를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건강상태를 물어보자 엄마는 유소년 축구 리그, 라크로스 리그, 풋볼 리그 등에서 뛰고 있으며 운동을 사랑하는 건강한 아이라고 말씀하시며 그렇게 건강한 자기 아들이 왜 야뇨증이 있는지를 모르겠다며 어두운 표정이었습니다.

야뇨증은 5세 이상의 아이들이 요로나 다른 비뇨기계에 뚜렷한 이상이 없으면서도 한달에 두번 이상씩 자다가 오줌을 지리는 질환을 일컷는 병명입니다.  많지않을 것 같지만, 미국내에서만 5~7백만명의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은근히 흔한 병이기도 합니다. 

원인은 여러가지이나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보통 야뇨증은 가족력이 있다고 알려져있으나, 이 환자의 경우에는 가족력도 없었습니다.  경보장치가 달린 패드를 부착하여 패드가 소변에 젖으면 경보를 울려 잠에서 깨도록 하는 자명종 치료나 갖가지 약물 치료도 있지만, 치료방법 역시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척추 신경을 먼저 생각하는 카이로프랙터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방광의 수축을 관장하는 척추 신경 중의 하나인 음부 신경 (Pudendal Nerve)과 하복 신경 (Hypogastric Nerve)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환자의 어머니에게 야뇨증과 척추 신경의 관계를 설명해드렸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환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검사를 저에게 맡겼고, 검사 결과 음부 신경이 시작되는 천골부위에서 염증을 동반한 척추의 변위를 발견하였습니다.  문제의 척추 부분을 제가 손으로 꾹 누르자 환자는 아프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첫번째 치료가 끝나고 일주일 후, 환자와 어머니가 활짝 웃으면서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6일간 야뇨증이 없었다며 너무 기뻐했습니다.  두번째 치료 후에는 야뇨증이 전혀 없었지만, 척추의 변위와 염증이 남아있어 다섯번을 더 치료했습니다.  이제는 환자의 엄마가 아들이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을 자던, 캠핑을 가던 마음이 놓인다며 너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카이로프랙틱 의사로서의 뿌듯함을 한번 더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컬럼부터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제가 “생활 속의 척추 건강 (이하 생척건)”을 통해 나누고싶은 것들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척추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뼈대입니다.  또, 뇌와 말초 신경사이에서 신경 통로 역할을 맡고 있는 척수를 보호하는 “집(House)”이기도 합니다.  척수에서 시작되 척추를 통해 우리 몸의 기능을 책임지고 있는 척추 신경 역시 우리 몸의 감각, 운동능력, 교감 / 부교감 신경계등을 책임지고있는 가장 중요한 기관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척추와 척추 신경은 야뇨증은 물론, 작게는 근골격계의 통증, 두통부터 시작해서 혈압, 생리불순, 면역력 저하등까지 우리가 생각지도 않았던 곳까지 우리 생활의 많은 곳에서 영향을 끼치고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생각지도 않았던 우리 생활과 관련된 척추와 척추 신경에 관한 이야기들을 좀 더 쉽게 풀어내려고합니다. 애틀랜타에서 자라온 저는 애틀랜타가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저의 고향의 한인들이 좀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시작하는 “생척건”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읽어주셨으면하는게 저의 작은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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