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Lim의 생활 속의 척추 건강
내게 가르침을 준 환자
학교 병원 인턴 시절, 저에게 카이로프랙터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환자가 한 명있습니다.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첫 만남에서부터 저에게 충격과 당혹함을 동시에 느꼈던 그 때가 아직도 또렸하게 머릿 속에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카이로프랙틱 환자들과는 달랐던 이 환자는 휠체어에 앉아 두 다리는 곧게 뻗고 있었고 양 팔과 손목은 굽은 상태로 끈으로 머리 받침대에 머리를 고정시키고 있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는 기능은 이미 없어져 소리만 낼 수 있는 상태여서 환자의 보호자인 친형과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케이스 둘
병명 : 척수 손상 (Spinal Cord Injury)으로 인한 불완전 사지마비(Quadriplegia)
환자 : 34세, 히스패닉계 남성
건강 상태 : 성대 손상, 대Ÿ소변 장애, 욕창, 요로감염 등
증상 : 사지의 강직성 마비가 있으나 감각은 남아있음
치료 경력 : 신경외과 수술, 재활 치료, 요로 감염 치료 등
20대 초반에 결혼을 해 딸 아이도 있고, 일주일에 2~3번씩 소속되있는 축구팀에 나가 열심히 운동을 할 정도로 건강했던 이 환자는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안전벨트를 안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방심하는 사이 Stop sign의 쇠기둥을 심하게 들이받았습니다. 목이 뒤로 젖혀진 상태에서 차의 앞유리에 머리를 부딛친 이 환자는 몇 주간 혼수상태로 누워있었습니다. 깨어났을 때, 팔 다리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 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계속되는 재활 치료와 몇 번의 수술을 거쳤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점점 더 몸의 기능을 잃어가던 환자는 간호에 지친 아내까지 떠나버렸습니다.
목수일을 하며 환자와 3명의 자식들, 부모님까지 부양하고 있는 환자의 형은 경제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환자가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돈 때문에 치료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정기 검진만 간간히 받아오던 중,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저희 학교 병원을 찾은 것입니다. 저에게 유난히 많은 기대를 하고 카이로프랙틱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어하시던 저의 담당 교수님은 이 환자를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니 열심히 해보라하셨지만, 햇병아리 인턴인 저에게는 너무 당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환자의 상태, 치료 과정 등 때문에 상담은 상당히 긴 시간 이루어졌습니다. 저의 질문을 환자의 형이 통역을 해주었고, 환자는 눈을 한번 깜빡이면 “그렇다” 두번 깜빡이면 “아니다”로 대답하였고, 거의 모든 질문에 형이 대신 대답을 해주어야했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형은 저에게 “나는 카이로프랙틱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동생이 예전처럼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동생이 조금만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저는 환자와 형에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내가 어느 정도까지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나의 최선을 다해 무엇이던지 해주겠다” 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병원의 규칙 상, 환자는 경제적인 어려움 (Financial Hardship) 때문에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서 환자도 저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경외과적 검사, 정형외과적 검사, 카이로프랙틱 검사, 방사선 검사를 마치고 나니 경추 1번의 문제가 발견이 되었습니다. 경추 1번은 뇌와 척수가 이어지는 곳에 위치해 많은 신경적 문제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교정 치료는 환자가 휠체어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진행이 됐고, 시간이 지날 수록 긴장되있던 환자의 경추도 교정 치료에 적응을 하게되었습니다. 하루 이틀 치료가 계속되며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환자와 소통하려 애를 썼습니다. 정말 짧은 스페인어로 농담도 해보고, 용기도 주려고 노력하면서 환자가 조금씩 마음을 열게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환자와 어느 정도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의 형은 동생이 치료를 받으면서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흐뭇해했습니다.
치료 한달후, 환자의 형이 웃으며 환자를 휠체어로 밀고 들어오며 저에게 “이제 목을 가눌 수 있게됐다”며 기뻐하였습니다. 완벽히는 아니었지만, 머리 받침대없이도 환자가 목을 가누게 된 것입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환자가 이제 적어도 “예” “아니오”에 눈을 깜빡거리지 않고 목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흥분이 되었습니다. 저의 담당 교수님도 기뻐하시며 더 열심히해보라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 때는 제가 감히 환자를 예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더 이상 치료의 진전은 없었고, 그렇게 저의 인턴 기간도 끝이 났습니다. 환자를 마지막으로 진료하던 날, 환자의 형은 “여기까지라도 만족한다. 동생이 이제 목을 가눌 수 있고, 더 기쁜 것은 동생이 웃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라며 저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이 환자를 예전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생각은 꿈만 같았고, 이루어진다면 기적이라 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환자가 다 나았다면, 오히려 저는 교만해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의사로써 환자가 목을 가누게 된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만, 이 환자를 보면서 저는 다른 것보다 환자와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웃음을 찾게 해주는 것도 치료의 중요한 것중의 하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상담전화: 770-409-0225
e-mail: DrLimChiro@gmail.com
Web page: DrLimChiropractic.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